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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해의 끝에서

이다지도 2025. 3. 29. 23:15

얕고 잔잔한 바다는 멀리까지 나아가지 않는다.

밀물과 썰물은 한 뼘 차이로 흔들리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.

동해처럼 거칠게 몰아치지 않는다

서해는 느리게, 아주 느리게 움직인다.

해가 질 무렵, 수평선은 붉은 물이 번진 듯 흐려진다.

바다는 마지막 황금빛을 머금고, 갯벌 위로 길게 눕는다.

나는 이곳에서 멈추는 법을 배운다.

 

 

2002.12.21

변산반도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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